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메아리가 된 소녀

by 올림포스 2023. 1. 24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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올림포스로 돌아온 헤라를 되새를 불려 꾸짖었다. 그러나 되새의 짝이 날아와 자신이 직접 제우스를 보았다고 한다. 헤라는 다시 강둑으로 찾아가 에코를 다시 만난다. 화가 난 헤라는 에코를 보자 그녀에게 저주를 내린다.

 

 

메아리가 된 소녀

올림포스로 돌아온 헤라는 제우스의 불륜을 제일처럼 귀띔해주었던 되새를 불렸다. 그녀가 새된 소리로 되새를 꾸짖었다. 헤라가 새의 부리를 움켜줘어 숨도 제대로 못 쉬게 한 다음 되새의 모습을 완전히 바꾸어버린 기묘하고 무서운 벌을 내리려는 찰나 그의 짝이 헤라의 귓가에서 날개를 퍼덕이며 용감하게 소리쳤다. 지엄하지 왕비님 그이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어요 제가 그곳에서 제우스님을 직접 본걸요. 그 말을 들은 헤라가 손을 풀자 진홍색이 되다시피 한 새는 다시 숨을 쉬었지만 이때의 흔적으로 지금까지도 수컷 되새들의 가슴은 분홍빛을 띠고 있다. 에코가 개울에서 신나게 물놀이를 하고 있을 때 헤라와 그녀의 공작 마차가 다시 내려왔다. 에코는 물을 튀기면 강둑으로 뛰어가 보조개 핀 얼굴로 따뜻한 미소를 환하게 지으며 헤라를 맞았다. 하지만 헤라의 얼굴에 서린 분노를 보자 그녀의 따뜻한 미소는 금세 두려움으로 얼어붙었다. 헤라는 쌀쌀맞을 정도로 차분하게 말했다. 내 남편이 여기온 적이 없다고 했겠다 어제 여기 없었다고 테스피아이 신전에 있었다고 말이지. 에코는 겁에 질려 말을 더듬었다. 헤라는 일어나 두 팔을 높이 들었다. 그녀의 두 눈이 자줏빛으로 반짝이는 것 같았다. 이 장엄한 광경 앞에 겁을 집어먹은 에코는 이대로 땅으로 꺼져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. 명하노니 남을 속이는 너의 그 사악한 말솜씨는 끝을 보리라 이 순간부터 너는 다른 이가 말을 걸지 않는 한 어떤 말도 할 수 없다. 마지막으로 들은 말을 따라 하는 것 외에는 아무런 대답도  할 수 없다. 누구도 이 저주를 풀 수 없으니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다. 헤라가 의기양양하게 가버리자 가여운 님프는 그 자리에 남아 두려움과 좌절감에 바르르 떨었다. 아무리 말을 하려고 애써봐도 아무런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매번 목구멍이 막히고 조이는 것 같았다 말은 못 하고 계속 웩웩거리며 침만 튀겨대는 그녀를 보고 한 자매가 물었다 안녕 에코 지금 뭐 하는 거야. 지금 뭐 하는 거야 에코가 말했다. 친구들과 가족들은 하나둘씩 그녀를 피하기 시작했다. 평생 즐거운 수다를 즐기고 유쾌한 잡담을 제일 소중하게 여기며 재치 있는 말제주로 종알 종알 떠들어대는 걸 낙으로 삼았던 이에게 이런 저주는 너무 가혹했기에 에코는 그저 혼자 침묵의 고통 속에 뒹굴고 싶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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